미국 공화당의 텃밭이자 고(故) 존 매케인 의원의 지역구였던 애리조나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 주무장관과 더그 듀시 주지사, 마크 버노비츠 주법무장관 등은 지난달 3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1만 457표 차이로 이겼다고 밝혔다. 이로써 애리조나 선거인단 11명은 오는 14일 투표에서 바이든 후보에 표를 행사하게 된다.
홉스 장관과 듀시 주지사는 결과 발표에 앞서 이번 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듀시 주지사는 “여기 애리조나에서 선거는 잘 진행됐다. 투표 시스템은 튼튼했다”고 말했다. 홉스 장관도 “수많은 근거 없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투표는 애리조나 주법과 선거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정확·공정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선거 음모론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애리조나는 1952년 이래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지역이다. 개표 직후 미국 정치권에서는 생전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온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애리조나)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AP에 따르면 오는 3일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애리조나 선거인단 11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변론기일이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애리조나 주도인 피닉스 도심 지역의 우편투표 서명과 중복투표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재판부는 트럼프 대통령 측에 100개의 우편투표 용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허가한 상태다.
지난주에 트럼프 대통령 측이 마리코파 카운티에서의 개표 결과 확정을 연기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은 기각됐다. 마리코파 카운티는 애리조나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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