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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4년 전 대선 때보다 경합주에서 지지율 호조
선거 막판 트럼프,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서 격차 줄여
2016년 대선 막판 변수 ‘클린턴 이메일’ 사건…이번엔?
트럼프, 대형유세로 지지층 결집 역전 전기 만들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애리조나 투손 국제공항에서 대선 선거유세 집회를 갖고 지지층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코로나19에 회복된 뒤 트럼프가 열고 있는 경합주의 대형 유세 집회는 올해 대선에서 그의 역전의 전기를 만들 마지막 변수로 평가된다. 투손/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통령 선거 때처럼 막판 역전승을 할 가능성이 존재하나? 트럼프는 대선을 2주 정도 남긴 20일(현지시각) 현재 전국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승부의 관건인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오차 범위 밖으로 뒤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4년 전에도 이 정도 격차로 뒤지다가 막판 맹추격을 통해 경합주에서 간발의 차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눌러 선거인단 득표에서 승리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은 아직 있는 것인가?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평균치를 내는 ‘리얼클리어폴릭틱스’ 평균지수를 보면, 투표를 15일 남긴 지난 18일 현재 트럼프는 42.4%로 바이든의 51.3%에 비해 8.9%포인트 뒤진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는 이 무렵 클린턴에게 전국 지지율에서 5%포인트 뒤졌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역전승을 일궈낸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 등 경합 6개주 평균 지지율 지수에서도 트럼프는 45%로 바이든(49%)에 4%포인트 격차로 밀렸다. 2016년 대선 때(4.8%포인트 격차)보다 좁혀진 것이다. 승부를 결정짓는 경합주만 보면, 트럼프는 2016년에 비해 지지율이 좋은 편이다. 이런 점을 놓고 보면, 트럼프가 2016년 대선 때와 같은 역전의 조건이 없지는 않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가 역전승을 한 이유는 막판 변수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우선, 클린턴의 우세를 점친 여론조사들이 클린턴 우호 성향이 큰 대졸 등 고학력 응답자들의 의견을 과대 대표한 반면 트럼프 우호 성향인 저학력 응답자들은 과소 대표한 왜곡이 있었다. 부동층이 막판에 트럼프 쪽으로 크게 기운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제임스 코미 당시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사용 사건에서 진전이 있다는 발표를 한 것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2016년 대선 투표 3주를 남긴 시점에서 트럼프는 미시간에서 12%포인트, 펜실베이니아 및 위스콘신에서 7%포인트나 뒤진 상태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선거일 전 마지막 주까지 지지율 격차를 줄여 나갔다. 전국 지지율에서는 3%포인트, 펜실베이니아에서는 4%포인트, 플로리다에서는 5%포인트나 줄였다. 부동층 다수가 선거가 다가오자 트럼프 쪽으로 기운 것이다. 주요 경합주에서 뒤늦게 표심을 결정한 부동층에서 트럼프는 두자리수 이상의 비율로 우세했다. 민주당 쪽은 이런 트럼프의 추격이 투표를 앞두고 이뤄진 연방수사국의 클린턴 개인 이메일 사용 수사 발표에 크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민주당 쪽은 현재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크게 앞서고 있지만 2016년의 악몽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공포를 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선거외곽조직이자 모금기구의 하나인 ‘피에이시(PAC) 프라이어티즈 유에스에이’는 지난 1년 동안 바이든이 역전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나리오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가 전하는 이 시나리오는, 바이든이 백인 노동자 계층에서는 여론조사보다도 3%포인트 지지율이 더 적고, 흑인 등 비백인 유권자층에서는 투표율이 4%포인트 적게 나오는 것을 상정한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바이든은 지난 9일 현재 선거인단 표수에서는 257명, 트럼프는 239명이다.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이 초경합 상태라 당락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시간이 가면 트럼프의 선거인단 승리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올해 대선의 경우, 선거 막판 대형 정치적 사고에 해당되는 바이든 아들의 동영상 폭로가 최근 터졌다. 하지만 2016년 대선 때 터진 클린턴 이메일 사건만큼 큰 영향을 못 미치고 있다. 나아가 트럼프 쪽의 공작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올해 여론조사 기관들은 2016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트럼프에 우호적인 저학력층 등의 표본을 더 반영하는 등 정확성을 기하는 보정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은 트럼프가 우세했던 노년층과 무당파층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백인 고학력층에서도 클린턴에 비해 더 좋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2016년 대선 때와 같은 막판 출렁임의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가 위스콘신 등 경합주에서 간발의 차로 승리하는데 일조한 녹색당 등 제3후보의 위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점도 바이든에게는 유리하다. 하지만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이후 대중유세를 재개한 트럼프는 경합주 중에서도 선거인단 규모가 큰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를 중심으로 바이든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 평균지수에 따르면,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지난 12일 7.3%포인트 격차에서 19일 3.8%포인트로 격차를 줄였다. 플로리다에서는 지난 7일 4.5%포인트 격차에서 18일 1.4%포인트까지 따라붙었다. 앞으로 남은 변수는 트럼프의 막판 대추격이 지지층의 투표율과 등록율에 미칠 영향이다. 그가 경합주에서 펼치는 대규모 유세 운동이 지지층 사이에서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변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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