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도심에서 억만장자 첸펑레이(43·錢峰雷)와 그의 부하 직원 팡모(48·方)씨가 여러 명의 괴한에게 흉기 피습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첸펑레이는 유니버셜 인터내셔널 홀딩스 유한회사의 이사로,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곳은 홍콩 완차이(灣仔)에 위치한 고급 회원제 클럽 앞이다. 피해자 일행이 클럽을 떠나려고 나섰을 때 마스크와 검은 옷을 입은 세 명의 남성이 근처에 주차돼 있던 차량에서 나와 이들을 급습한 뒤 현장을 떠났다.
이 사건으로 첸펑레이는 팔과 다리에 부상을 입었고, 운전기사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실려 갔다. 팡은 머리와 등에 부상을 입고 현장에 남아있다가 병원으로 이송됐다. 첸펑레이는 생명에 지장은 없으나 병원에 도착했을 때 피투성이였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목 등을 다친 팡은 중상을 입고 위독한 상태다.
홍콩 동망(東網)에 따르면 이들을 급습한 괴한은 서너명의 남성이다. 경찰은 용의자를 3명으로 보고 이들을 추적 중이나 아직 아무도 잡지 못했다.
첸펑레이는 경찰 조사에서 타인의 원한을 살만한 일이나 금전적 문제는 없었다고 진술한 뒤 침묵을 지켰다고 동망은 전했다.
현지 매체들은 첸펑레이에 대해 중국 저장성 출신의 억만장자이자 박애주의자로 알려져 있으며 홍콩 신분증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첸펑레이는 최근 중국 당국에 쓴소리를 했다가 앤트 그룹 상장 취소 소동을 겪은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馬雲)의 절친한 친구라고 전했다.
홍콩 기금보에 따르면 첸펑레이는 과거 원촨(汶川)·위수(玉樹) 지역 대지진, 닝보(寧波) 수해 등이 발생했을 때 1000만 위안(약 16억 8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통 큰 씀씀이로 중국에서 유명하다. 별명도 돈이 아주 많다는 뜻의 '첸둬둬'(錢多多)다.
첸펑레이는 2013년 5월 한 경매장에서 유화를 사기 위해 최고가인 3000만 홍콩 달러(약 43억원)를 베팅해 낙찰받기도 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u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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