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성, 40년전 성적학대 손해배상 소송
가톨릭 내 성 관련 소송 일본 내에선 처음
스즈키는 가정 일에 관해 상담했던 지난 1977년 사제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즈키는 20대 때 아들 둘을 낳은 뒤 남편의 폭력이 심해져 임신중절 수술을 두 차례 받았다. 그는 가톨릭에서 금기시하는 낙태를 했다는 죄의식에 시달렸다.
고민 끝에 당시 다니던 가톨릭 교회에서 신부에게 상담했을 때, 도움을 얻기는커녕 교회의 한 밀실에서 사제에게 성교를 강요당했다고 한다. 그 뒤 스즈키는 트라우마에 시달려왔다. 한 때는 알코올에 의존하기도 했다.
2015년 스즈키는 정신과 의사로부터 "당신은 아무 잘못도 없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자신이 죄의식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스즈키는 지난 2016년 가톨릭 중앙 협의회에 피해를 신고했지만, 당시 센다이 주교구의 주교로부터 "합의 후에 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스즈키는 이 발언으로 2차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스즈키는 지금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피해를 본 지 40년이 넘었지만 잃어버린 내 존엄을 되찾고 중대한 인도적 범죄를 끝내기 위해 제소했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는 나쁘지 않다, 가해자에게 100%의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즈키가 4년 전에 본 한 편의 영화가 인생을 바꿨다. 교회 신부들의 성적 학대를 미국 신문 기자들이 파헤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스포트라이트'였다.
그는 "세계인과 연결되어 있다"면서 "피해자 상담 등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들끼리 만남도 주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지통신은 "원고 측 변호사에 의하면, 사제는 성적 학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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